소박한일상

나의 삶

다정한앨리스 2020. 12. 8. 21:31


흔히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내 삶이 없다고들 한다. 특히 엄마들은 더더욱 그렇다. 나 역시도 그랬고...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여행을 가기도 힘들고 친구를 만나기도 어렵다. 혼자 만의 시간은 아이를 재워놓고 자신의 수면시간을 쪼개어야만 가능하다.

마치 나의 삶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 느낌......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삶도 나의 삶이 아니던가?
나의 삶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이 예전과는 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매 순간 변하는 것이 삶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만큼의 에너지는 남겨두고 아이에게 쏟아붓자. 내가 행복하면 아이의 행복은 저절로 따라온다.

​아이가 조금 느려도 조급해하지 말고 평균보다 빠르다고 들떠있지도 말자. 우리는 아이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커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랑으로 양육하고 보호해주면 그 뿐이다.

​영어단어, 수학공식을 하나라도 더 머리에 넣어주는 것보다는 사랑의 의미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가슴 속에 애정을 가득 넣어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삶에 개입하여 무엇을 해주려고 하면서 본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끼워 맞추려고 하거나 사회가 정해놓은 트랙 위에 올려놓으려 하기 때문에 아이의 삶도 부모의 삶도 투쟁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손님으로 왔다.

그 고유한 특성들이 어떤 모습이든 우리가 그것을 비난하고 뜯어고칠 자격은 없다. 우리는 그저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고 혼자 설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와 함께 하면서도 나는 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가 있다. 나는 내 삶을 잃지 않을 수 있고 나와 아이는 의존적이고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존중과 사랑 속에서 유대감이 깊은 친밀한 관계가 된다.


​아이가 독립해서도 나는 내 인생의 기쁨을 스스로 찾으며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은 내게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희생을 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해오고 있었다. 내 전부를 쏟아붓지 않았기에 내가 소진되지 않고 남아있다.

나는 나 자신을 잃지 않았다.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우리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