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의 목적

2020. 12. 2. 00:25소비와성찰


나의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제로 웨이스트에까지 옮겨졌다.

기존 제품이 주는 편리함과 생활 양식에 길들여져 있는 상태라면 제로 웨이스트라는 것이 꽤 번거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인내심과 부지런함만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생활비도 절약하고 자원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소비의 성찰!

가계부의 지출내역을 통해 내가 어떤 제품들을 소비하는지 점검해보면서 가급적이면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입할 생각이다. 그와 동시에 나의 소비습관을 파악하고 돈이 허투루 쓰여진 곳이 있다면 반성해보는 성찰의 시간도 가지기로 했다.


사실 예전부터 매달 가계부를 쓰기는 했지만

'이번 달은 카드 값이 좀 많이 나왔네? 다음 달부탄 아껴야지!'

라고 결심하는 것이 전부인데다가 대부분의 경우엔 이 결심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나는 도대체 왜 활용하지도 않을 가계부를 이렇게 쓸데없이 꼼꼼하게 공들여서 쓰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왕 가계부를 쓸거면 이것을 좀 더 효율적으로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름휴가 때 카페에서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있는 달달한 쿠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사먹어버렸다.

'집에 들고 갈 것도 아니고 카페에서 바로 먹을거였는데 왜 굳이 그걸 골랐을까?'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빨리 고른다고 고른 것이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돌아오는 내내 후회를 했다.


나는 의지가 강하지도 못하고 우유부단해서 주변 상황에 잘 휩쓸린다. 그래서 앞으로도 위와 같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과 인식하고 반성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소비의 성찰을 통해 의식적인 소비를 함으로써 만족감과 자존감을 얻고 삶의 질까지도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콩알 만큼은 있다는 것이니까.


'소비와 성찰' 카테고리는 이렇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다.


이 카테고리에는 식비나 소비성 생필품을 제외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급) 내가 구입한 것들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고자 한다.

소비 행태를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나 역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의문투성이인 나 자신에 대해 소비의 성찰이라는 이 카테고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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