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3. 15:37ㆍ소박한일상

우리에겐 인디언이라고 알려진 아메리카 원주민 추장들의 연설문을 모은 책.
책 하나 만을 남겨야 한다면 이 책을 남기고 싶을 정도로 나의 인생 책. 명작이다.
어릴 적엔 '인디언'이라고 하면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문명화가 덜 된 원주민인 줄로만 알았다. 백인들이 가르치고 개화시켜야만 하는...
하지만 아니었다.
저들은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를 때에도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자연과 온 우주 만물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고 땅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서 잠시 빌려쓰는 것일 뿐임을 알고 있었다.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았고 모든 것을 사랑할 줄 알았고 언제나 행복과 축복 속에서 살았다.
흰 얼굴의 사람(백인)들이 그들이 사는 곳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도 그들은 형제로서 환영하고 먹을 것을 내어주고 누울 곳을 마련해주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흰 얼굴의 사람들은 그 수가 많아지자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강요했다. 그들을 핍박하고 그들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던 땅도 모두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는 땅을 파헤치고 건물을 세우고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어느 오타와 족의 말처럼 물질이나 권력은 겨울 햇살 속에 날려다니는 마른 잎과 같아서 손에 움켜쥐는 순간 힘없이 부서져 버린다. 명예나 지위도 진정한 나를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부질 없는 것을 쫓기 보다는 이들처럼 매일 매일을 자연 속에서 거닐며 마음을 침묵과 빛으로 채우고 그 속에서 나 자신과 만나야 한다. 진정한 나로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삶은 끝나고 '살아남는 일'만이 시작될 뿐이다.
자칭 문명인이라고 일컫는 우리들의 삶과, 우리가 미개하고 야만스럽다고 여기는 그들의 삶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진정한 삶의 모습 같은가?
내가 보기엔 그들이 삶을 대하는 진중함에 비하면 우리는 그저 무지 속에서 허황된 것들을 쫓느라 버둥거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땅 끝까지 가 보았네
물이 있는 곳 끝까지도 가 보았네
나는 하늘 끝까지 가 보았네
산 끝까지도 가 보았네
나와 연결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네"
- 나바호 족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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