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6. 15:11ㆍ소박한일상
"우리도 새해부터는 각자 가계부나 일기 같은 걸 적어서 서로 공유할까?"
남편이 지혜로운 소비생활에 나오는 영국 다이어리를 보며 이런 말을 했다.
둘다 다이어리를 끝까지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퍽이나 그러겠다. 그냥 저 다이어리가 사고 싶은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도대체 어떤 다이어리길래 남편이 저런 소릴 하나 싶어 나도 같이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어릴 적부터 앤티크 가구처럼 고전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중세시대 고서와도 같은 P사의 다이어리를 보자마자 마법처럼 홀렸고, 그것은 지금 내 손에 들려있다.
2021년 다이어리는 현재 수급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다이어리는 끝까지 적지 못할 것 같아서 둘다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한 하드커버 노트를 선택했다.

내가 고른 것은 크로니클 스페셜 에디션인 "Turquoise Chronicles 청록빛의 : 연대기"이다.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16세기의 Chroniques : Chronicle 이라는 책의 바인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Turquoise Chronicles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이 바인딩의 원본 도서명인 크로니클이고, 다른 하나는 행운•성공•승리를 상징하는 신성한 보석인 터키석이다.
터키석은 12월의 탄생석이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의미로 노트를 샀으니 이 얼마나 시기적절한가!


남편 것은 silver 시리즈인 Aubergine으로 18세기의 찬송가 바인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원래는 에메랄드 컬러도 출시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나오면 사고 싶다...☺️

택배박스를 개봉하고 노트를 영접하자 (지금은 아이 손에 찢겨서 사라져버린) 로버트 사부다의 입체북을 처음 펼쳤을 때 느껴졌던 그 감동과 두근거림이 다시 한 번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두손으로 받아들고 보니 교황님 품속에나 있을 법한 성경책 같은 이 노트에 악필인 내 글씨를 휘갈겨 쓰는 일이 감히 신을 모독하는 것에 준하는 중죄를 저지르는 것만 같이 여겨질 정도로 예쁘다... ㅠㅠ




우리가 구입한 미디 사이즈의 정가는 권당 38,000원.
책등과 잠금장치의 디자인, 가름끈의 색깔까지 모두 다르다.
잠시동안 수집욕이 훅하고 올라왔지만 내 성격상 막상 모으다가 개수가 늘어나면 현타가 밀려와서 비움 목록에 올려버릴 것 같았다.

하나뿐이라서 소중한 것이 아닌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탐심을 버리고 지금 내 손 안에 들린 것에 감사하고 소중히 다루어야겠다 ♡
구입처
페이퍼블랭크스코리아
사진 출처
페이퍼블랭크스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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