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4. 00:42ㆍ미니멀리즘
1. 수건
욕실의 꽃은 수건이라고 생각한다. 치약과 비누조차 쓰지 않는다는 미니멀리스트라도 수건은 꼭 가지고 있었다. 수건걸이에 가지런히 걸려있는 수건은 욕실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집에서 쓰는 수건들을 교체하게 되었는데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소창수건을 구입했다. 건조가 빠르고 먼지가 적어서 비염이나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소창은 풀을 먹여 만들기 때문에 처음 쓰기 전에 3번 정도 정련(과탄산소다로 삶는 것)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천원만 더 추가하면 정련되어 나오는 수건을 살 수 있다. 나는 집에서 빨래를 삶지 않기 때문에 '착한 하루'라는 네이버 스토어에서 정련된 것으로 구입했다.

씻고 나서 소창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닦으니 부드럽고 자극이 없어 좋았다. 얼굴에 수건 먼지도 안 붙는다.
쓰면 쓸수록 부드러워져서 해어지고 구멍이 나더라도 닦는데 문제만 없으면 평생 쓸 생각이다.
2. 와입스

휴지로 아이 엉덩이를 닦아주면 아무리 좋은 휴지를 쓰더라도 휴지 알갱이가 엉덩이에 붙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포름알데히드, 표백제, 형광증백제 등의 문제도 우려스럽고 이런거 저런거 다 따져가며 휴지를 고르기도 번거로워서 그냥 와입스를 쓰기로 했다.

사용한 손수건은 프로듀스백에 모아두었다가 빨랫비누로 조물조물 ~ 큰 본일에는 아직 쓸 자신이 없다...
3. 핸드비데

태국 갔을 때 화장실마다 있던 바로 그것.
거기선 비데로 쓰이는데 한국에서는 욕실청소건이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설치가 간편하고 수동으로 수압조절도 할 수 있다. (살살 누르기) 처음 사용할 땐 온 변기에 물범벅이었는데 몇 번 쓰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한 여름에 찬물 샤워도 못하는 나라서 차갑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겨울에도 생각보단 쓸만하다.
4. 자원을 아끼는 플라스틱 생수병

여름 휴가 때, 여행지에서 생긴 페트병을 챙겨와서 화장실마다 두 개씩 넣어두었다.
페트병이 동동 떠다니다가 수조의 물마개를 건드려서 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는 일이 두 번이나 생기는 바람에 움직이지 않게 단단히 끼워둬야 했다.
5. 욕실엔 비누 하나

샴푸, 바디워시, 폼클렌징을 비누 하나로 통일했다.
앞으로는 쇼핑몰에서 위의 물품들을 고르고 주문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다 쓰고 나면 통을 씻어내는데 드는 물낭비와 수고로움도 사라진다.
무엇보다도 더 이상 버려지는 플라스틱통이 생겨나지 않는다.

이로써 살림은 더 쉬워지고 삶은 한결 단순해진다
나 하나라도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둘씩 바꿔나가면, 년간 몇 그루의 나무라도 지켜낼 수 있고 몇 톤의 물이라도 아낄 수 있으며 몇 리터의 쓰레기와 몇 개의 플라스틱통 배출이라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서 지구를 잠시 빌려쓰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한 번쯤은 지구가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호의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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